보성통운의 사무실은 안산의 리드 스마트스퀘어 지식산업센터에 위치하고 있다. 평소
특장업체 방문할 때 다니던 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처음 방문한 리드 스마트스퀘어 지식산업센터는
대규모 유통상가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엄청나게 큰 곳이었다. 보성통운 사무실은 꼭대기인 11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스크 위로 온화한 눈매가 인상적인 김재율 대표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김대표는 현재 대우 25톤 트럭 40대를
보유하고 있는 운수회사인 보성통운을 경영하고 있다. 차량 40대
이상을 보유한 것을 보면 회사 규모가 작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사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물었다. “처음에는
회사 들어가서 5-6년 정도 트럭을 운전하며 직접 운송을 했습니다. 그러다
2012년도에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소수의 차량으로
일을 했고 조금 여유가 생길 때마다 차량을 늘려서 지금의 규모가 됐습니다. 당연히 쉽지는 않았죠. 몇 번 운송 대금을 못 받은 적이 있다 보니 지금은 주로 대기업의 화물을 운송하고 운송 오더를 받아서 배차를
진행합니다. 차고지가 있지만 화물 운송 업무 때문에 주로 운전자들이 각자 알아서 주차를 합니다.”
김대표가 운송업무에 종사한 기간이 상당히 길어서 처음 발을 들인 이유가 궁금했는데 가족들이 트럭 운전을 해서
자연스럽게 자신도 시작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려줬다. 지금까지 성장한 회사 규모에 비해 처음 시작은 정말
소소한 느낌이었다.
회사 규모가 크니 수익도 클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련 질문을 했다. 김대표는
수익은 크지 않다고 했다. “차량 감가상각비, 주유비, 톨비, 직원 월급 등 비용을 제하면 실질적인 이익은 크지 않습니다. 현재 사무실 직원만 저를 포함해 5명입니다. 손해보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이익이 나는 구조도 아닙니다. 특히
제가 직접 트럭을 몰고 화물을 운반해봤기 때문에 차주를 배려해주려고 합니다. 기본 수수료 및 지입료
외에 다른 비용은 일절 차감하지 않습니다. 저와 같이 10년
이상 일한 사람만 해도 5명 정도입니다.”라며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대우 트럭을 보유하는 이유에 대해 물으니 우선 차량 가격 때문이라며 웃는다. 이어서
대우 트럭의 엔진은 어차피 수입 엔진이어서 엔진 보링도 거의 필요가 없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상용차 시장을 현대상용차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은 색다른 답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화물운송 구조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사실
국내 화물 운송 구조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대표는 화주-운수회사/알선소-앱-차주의 구조로 현재 운송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주의
경우 앱의 월회비만 내고 이용하고 앱 회사는 다른 수수료 없이 월회비 수익만 얻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알선소는 어떤 이익을 남길까 궁금해졌다. 김대표의 설명으로는
알선소는 화주로 받은 운임에서 일정부분을 떼어서 수익으로 남긴다고 했다. 알선소는 차 1대도 없이 앉아서 돈 버는 구조라는 것이다. 차주들이 당연히 돈을
벌 수 없다고 말한다.
차주가 아닌 운송회사 대표조차 문제를 제기한다면 뭔가 개선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 해결책이 궁금해서 질문을 던졌다. “현재 운임이 예전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는 우선 대기업끼리 일감 몰아주기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은 같은 계열의 물류 회사에 일감을 주게 되는데 운송 수단을 전부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다시 하청을 주는데 이 대기업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운수회사들이 입찰을 하게 되고 당연히 가격 경쟁
때문에 제대로 된 운임을 책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차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강도높은 비판으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안전운임을 도입하는 것에 저도 찬성하는 편입니다. 택시처럼 거리별 운임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면 무리하게 운임을 낮추는 일도 발생하지 않고 알선소 수수료도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는데 역시나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안전운임제 이야기였다. “게다가 현재 발급되어 있는 면허만큼 운행이 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전국의
면허가 30만개쯤이라고 하는데 실제 운행대수는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라는
말을 추가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김대표는 한 번은
9천만원의 대금을 못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부도 위기를 맞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차량 1대로 캐피털 자금을 받아서 겨우 해결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믿을 수 있는 화주의 화물만 취급하고 있다고 한다.
끝으로 어떤 좌우명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지 질문했다. “최선을 다해
운송을 하자”라고 너무 간단하게 말해서 조금은 당황을 하고 있었다.
“좌우명이라고 별 것 있을까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김재율 대표가 말한 좌우명 대답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삶의 진리는 항상 간단한데 그것을 수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대표의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생각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 이 기사는 「월간 트럭특장차」 1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